(1/4) 歸去來辭 <陶淵明> 귀거래사 <도연명> 35×135cm×8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舟遙遙以輕颺 風飄飄
而吹衣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乃瞻衡宇 載欣載奔 僮僕歡迎 稚子候門 三徑就荒 松菊猶存 携幼入室 有酒盈樽 引壺觴以自酌 眄庭柯
以怡顔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影翳翳以將入
撫孤松而盤桓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於西疇 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羨萬物之
得時 感吾生之行休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자,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어찌 슬
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생
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네,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새벽빛이 희미
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어린
것들이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
며 웃음 짓는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날마다 동산을 거닐
며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
가, 때때로 머리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저녁빛
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돌아왔노라.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
절된 생활을 하겠다. 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
워하고,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앞으로는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
다. 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아, 인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
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나의 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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